Tuesday, July 31, 2001
스케치 3 -- 캠프그라운드
아이들은 텐트에서 잔다는 것 자체를 언제나 좋아한다. 여자들은 – 애 엄마들은 – 집 밖에서 잔다는 것에 항상 적대감을 갖고 있는 듯하다. 언제나 마찬가지로 텐트에서 잘 거라는 말에 환호를 올리는 아이들과 캠핑을 한다는 말 만으로도 툴툴거리기 시작하는 와이프를 이끌고 오후 두시에 집을 출발하여 I-57을 타고 남쪽으로 남쪽으로 달렸다. 별 뚜렸한 경치가 없이 그저 밋밋하기만 한 옥수수 들판 사이로 난 고속도로는 전과는 달리 그렇게 지겹지만은 않았다. 아니 지겹다는 생각을 할 틈새가 없었으리라. 크루스 콘트롤을 시속 75마일에 맞춰놓고 3시간여를 거의 쉬지 않고 달리는 동안, 온갖 잡생각들이 계속 머리를 휘어잡았다. 앞으로 한 달도 못 되어 시작될 정해지지 않은 새로운 세계에 대한 두려움은 요즘 의식과 무의식 속의 나를 철저히 지배하는 듯하다.
마침내, 예전부터 와보고 싶었는데 기회를 잡지 못했던, 호수 크기만 19000 에이커 가량 된다는Rend Lake에 오후 다섯시 반쯤되어 들어섰다. 미리 인터넷 안내를 통해 답지해 둔대로 이 공원의 오른쪽 중간에 위치하고 고속도로에서 가장 가까운 Wayne Fitzgerrell State Park의 캠프 그라운드를 여기저기 둘러보고는 가장 맘에 드는 곳에 텐트를 쳤다. 비가 올 것이며 여름기온 치고는 춥게 느껴질 거라는 일기예보와는 전혀 달리 날씨가 무척이나 덥고 습기가 많았다. 아이들은 텐트를 세워놓자마자 더운 텐트 속으로 들어가서는 환호를 지르며 야단이다. 미리 마련해온 밥을 먹고 캠프그라운드 입구에 있는 놀이터로 가서 어두워 질 때까지 아이들을 놀렸다. 와이프는 노트북 컴퓨터로 영화 Sense and Sensibility를 보게 해주고는 텐트 속에서 아이들과 한동안 뒹굴거렸다. 앞으로는 그럴 시간이 거의 없을 거라는 생각이 들어서인지 요즘은 아이들과 되도록 시간을 많이 보내려고 애를 쓴다. 애들이 그런 내 노력을 알아주건 말건. 나중에 나중에 하루 중 내 얼굴 보기가 힘들어지게 되면 아이들이 지금의 내 노력을 기억하게 될 지 모른다는 생각으로 혼자 흡족해 하기도 하면서.
마침내 피곤하다면서 영화를 중간쯤 보다 말고 텐트 속으로 들어간 와이프. 엄마가 들어가자 텐트 속에서 소란을 피우던 아이들이 조용해 졌다. 모두들 이제 잠이 든 모양이다. 너무 아늑하다. 숲에 둘러쌓인 캠프사잇. 주위 나무에서 끊임없이 울어내는 이름모를 수많은 벌레들. 어두워서 보이지는 않지만 주위에 입을 야금거리며 뛰어다닐 토끼들. 내일 아침이면 텐트 주위로 달려 나올 지 모르는 사슴들. 멀찍멀찍이 떨어져 있는 대부분 텐트/RV들은 대부분 잠들어 있는데 우리 오른쪽에 자리하고 있는 한 가족은 열두시가 가까인 된 지금까지 캠프화이어 주위에 몰려 여전히 담소 중이다. 참 아름다운 모습이다. 주말에 캠프그라운드에서 만나는 사람들은 다 참 친절하고 상냥하다. 모두가 한결같이 가족적이다. 가족, 가족 그리고 이 아름다운 캠프그라운드에서의 밤. 물리학자들은 시간은 한결같이 동질이라고 하겠지만 난 그렇게 생각지 않는다. 지금 이 시간 내가 누리고 있는 이런 고품질의 시간을 또 만날 수 있을까?
2001년 7월 28일 밤
Rend Lake의Wayne Fitzgerrell State Park
캠프그라운드 나무탁자에 호젓이 앉아서
마침내, 예전부터 와보고 싶었는데 기회를 잡지 못했던, 호수 크기만 19000 에이커 가량 된다는Rend Lake에 오후 다섯시 반쯤되어 들어섰다. 미리 인터넷 안내를 통해 답지해 둔대로 이 공원의 오른쪽 중간에 위치하고 고속도로에서 가장 가까운 Wayne Fitzgerrell State Park의 캠프 그라운드를 여기저기 둘러보고는 가장 맘에 드는 곳에 텐트를 쳤다. 비가 올 것이며 여름기온 치고는 춥게 느껴질 거라는 일기예보와는 전혀 달리 날씨가 무척이나 덥고 습기가 많았다. 아이들은 텐트를 세워놓자마자 더운 텐트 속으로 들어가서는 환호를 지르며 야단이다. 미리 마련해온 밥을 먹고 캠프그라운드 입구에 있는 놀이터로 가서 어두워 질 때까지 아이들을 놀렸다. 와이프는 노트북 컴퓨터로 영화 Sense and Sensibility를 보게 해주고는 텐트 속에서 아이들과 한동안 뒹굴거렸다. 앞으로는 그럴 시간이 거의 없을 거라는 생각이 들어서인지 요즘은 아이들과 되도록 시간을 많이 보내려고 애를 쓴다. 애들이 그런 내 노력을 알아주건 말건. 나중에 나중에 하루 중 내 얼굴 보기가 힘들어지게 되면 아이들이 지금의 내 노력을 기억하게 될 지 모른다는 생각으로 혼자 흡족해 하기도 하면서.
마침내 피곤하다면서 영화를 중간쯤 보다 말고 텐트 속으로 들어간 와이프. 엄마가 들어가자 텐트 속에서 소란을 피우던 아이들이 조용해 졌다. 모두들 이제 잠이 든 모양이다. 너무 아늑하다. 숲에 둘러쌓인 캠프사잇. 주위 나무에서 끊임없이 울어내는 이름모를 수많은 벌레들. 어두워서 보이지는 않지만 주위에 입을 야금거리며 뛰어다닐 토끼들. 내일 아침이면 텐트 주위로 달려 나올 지 모르는 사슴들. 멀찍멀찍이 떨어져 있는 대부분 텐트/RV들은 대부분 잠들어 있는데 우리 오른쪽에 자리하고 있는 한 가족은 열두시가 가까인 된 지금까지 캠프화이어 주위에 몰려 여전히 담소 중이다. 참 아름다운 모습이다. 주말에 캠프그라운드에서 만나는 사람들은 다 참 친절하고 상냥하다. 모두가 한결같이 가족적이다. 가족, 가족 그리고 이 아름다운 캠프그라운드에서의 밤. 물리학자들은 시간은 한결같이 동질이라고 하겠지만 난 그렇게 생각지 않는다. 지금 이 시간 내가 누리고 있는 이런 고품질의 시간을 또 만날 수 있을까?
2001년 7월 28일 밤
Rend Lake의Wayne Fitzgerrell State Park
캠프그라운드 나무탁자에 호젓이 앉아서
Tuesday, July 03, 2001
스케치 2 -- 호머
앞에는 나지막한 숲으로 둘러쌓인 잔잔한 호수 (20인치는 됨직한 물고기 한 마리가 나를 환영하듯 유혹하듯 이순간 막 솟구쳐오른다!), 가까이는 앞뒤옆으로 흐느러진 이름모를 시원스런 자태의 나무들, 그 사이사이에 한가로이 놓여진 나무탁자들 중 하나 위에 노트북 컴퓨터를 마주하고 앉아있는 시간은 정말 여유롭다. 이 호수는 왼쪽 주차장으로 들어설 때 다가오는 풍경부터가 일품이다. 공원 내의 도로와는 달리 무척 거칠게 포장되어있는 이 주차장은 차들이 들어설 때마다 무척이나 요란스런 타이어 마찰음을 낸다. 하지만, 앞에 펼쳐지는 호수의 정경과 마침내 내가 좋아하는 장소에 도착했다는 이 즐거움은 그 소음을 아랑곳하지도 않게 한다. 여기에 올 때마다 항상 서둘러 발걸음을 내딛는 곳은 역시 물가로 내어달린 목재구조물. 이 구조물의 왼쪽은 보트를 정박할 수 있도록 목재판을 여러개 이어붙여 만든15피트 길이 2피트 넓이의 평면 구조물이고 (저 놈의 물고기가 또 뛰어오르는구나!), 그 오른쪽은 더 물가로 내어달린 낚시공간이다. 이 낚시공간은 3 피트 높이의 목재 울타리로 둘리워져 있는데 그 안에 나무 벤치 두 개가 놓여있다. 이곳은 물고기가 썩 잘 잡히는 장소는 아니지만 운이 좋으면 플라스틱 미끼로 15인치 가량의 배스를 낚을 수도 있다. 이 호수의 가장 큰 매력은 자연 그대로의 미이다. 플라스틱 미끼를 던지고 감아 끌고 하면서 시야 멀리로 바라다보이는 호수 저편의 아름다운 숲. 언덕이 없는 일리노이의 숲은 항상 밋밋하기는 하지만 경쟁하듯 솟아오른 갖가지 나무들의 모습과 숲 사이사이로 숨어들어가 있는 호수의 물길은 기가막힌 조화를 이룬다. 이곳은 언제와도 즐거운 것이 날마다 제각기 다른 모습으로 다가오기 때문이다. 철따라가 아니라 매일마다 아니 매 시간마다 옷을 갈아입는 듯하다. 낚시줄을 풀고 감고 하면서 호수를 바라다보는 것이 물릴듯하면 뒤로 돌아서서 가까운 숲을 향한다. 시원스레 드리워진 나무 사이사이 잔디밭 위에 피크닉용 나무 테이블과 더불어 여기저기 놓여있는 철판 그릴들. 그동안 얼마나 많이 이곳에 와서 이 그릴에숫불을 피워 피크닉을 즐겼던가? 불고기와 핫도그와 닭 가슴살을 익히고 남은 불로 감자와 옥수수를 구워먹고. 때로는 마아쉬 멜로우를 구워먹고 또 태워버리고. 모든게 지칠쯤이면 물가의 나무그네에 한가로의 앉아 그냥 호수를 내다본다. 으례 물건을 제 용도대로 가지고 놀지 않는 우리 애들이 그네의 이곳저곳에 매달려 온갖 곡예를 부리는 것을 보고 소리소리를 지르기도 하고. 그렇게 그렇게 시간가는 줄 모르고 있다보면 해가 기울기 시작하고 시간이 늦었으니 빨리 집으로 돌아가자고 투정을 시작하는 와이프의 목소리가 자꾸만 자꾸만 커져가는 것을 느끼면 애들을 몰아몰아 차에 태운다. 운이 좋으면 공원입구를 나서면서 송아지만한 사슴들을 몇마리 볼 수도 있겠지 하면서 시끄러운 타이어 마찰음을 내며 주차장을 나선다. 마침내 어두움이 내리기 시작하는 옥수수밭 사이를 홍해를 가르듯이 자동차 헤드라잇으로 가르며 귀가하는 반 시간 남짓 걸리는 여정 역시 호머 가족 나들이의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부분이다. 7월 2일.


